[글로벌24 오늘의 픽] 美 샌프란 ‘모피금지법’…‘선택권 침해’ 반발도

입력 2019.01.16 (20:39) 수정 2019.01.16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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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입니다.

국제부 조빛나 기자와 함께합니다.

조 기자, 오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제 뒤편의 사진은 지난달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파리의 유명 백화점 앞에 선 국제동물보호단체의 모습입니다.

소비자들에게 모피제품을 사지 말 것을 호소했는데요,

이런 모피금지운동은 이제 국가적인 차원, 입법 활동까지 확산되고 있는데요.

오늘의 키워드 모피금지법입니다.

우선 모피 공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잠입 취재 영상부터 공개합니다.

캐나다의 한 밍크 모피 공장입니다.

한 눈에 봐도 열악한 환경에서 4만 마리의 밍크가 사육되고 있습니다.

상처를 입거나 병에 걸렸어도, 좁은 우리에 갖힌 채 울부짖어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정서불안 증세도 보입니다.

[모피 공장 직원/음성변조 : "밍크를 죽여야 하는데 관리자는 밍크를 죽이고 싶어하지 않아요. 그래서 밍크가 스스로 죽기를 바라는 거죠. 이상한 상황이라는 것을 우리도 알아요."]

밍크가 태어난 지 6개월이 되면 가스로 기절시켜서 저렇게 가죽을 벗겨냅니다.

결국 밍크는 죽게 되죠.

모피 농장에서 주로 사육되는 동물은 밍크, 여우, 라쿤, 토끼 등인데요.

매년 10억 마리가 단지 '가죽이나 털' 때문에 비윤리적이고 잔인한 방법으로 희생되고 있다고 동물보호단체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앵커]

잔혹하네요.

동물보호단체들이 이런 실상을 적극적으로 알려왔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소비자는 물론이고 관련 업계에서도 동물 복지나 동물 보호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계기가 됐죠.

패션업계에선 '진짜모피' 퇴출 바람이 불고 있는데,

세계 4대 패션쇼인 런던 패션위크에선 지난해 처음으로 모피로 만든 의류와 장신구가 무대에 오르지 못했고요.

구찌와 조르지오 아르마니, 캘빈클라인, 샤넬 등 더 이상 모피와 동물의 털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패션 브랜드들도 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미국과 영국에선 진짜털을 가짜털이라고 속여 판매하다 적발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앵커]

어쨌든 이런 건 자발적인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 이제 법으로 규제까지 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장 올해 1월 1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모피금지법이 발효됐습니다.

2년이란 유예기간을 뒀기 때문에 모든 모피 판매점이 사라진 건 아니지만 2020년 1월부터는 모피 제품 생산과 판매가 금지됩니다.

의류나 머플러 같은 전통적인 모피 제품 외에도 장식용 모피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털로 장식한 모자나 열쇠고리, 보석 같은 액세서리까지 해당됩니다.

위반할 경우 최대 천 달러, 우리돈으로 110만원 정도의 벌금도 부과됩니다.

[케이티 탕/샌프란시스코 시 감독관 : "기업들은 시대적 흐름에 맞춰야 해요. 소비자들은 윤리적인 소비를 원합니다. 소비자들은 점점 더 많은 요소를 고려하지요. 기업들도 이런 변화에 적응해야 합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지난해 9월 같은 내용의 조례안이 시의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돼 세부 절차가 진행되고 있고요.

[마크/LA동물보호단체 회원 : "우리는 이제 샌디에이고에서도 입법이 되도록 활동할 것입니다. 캘리포니아 주 전체로이런 움직임이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달에는 이들 도시가 속한 캘리포니아 주 차원의 모피 생산 판매 금지 법안도 발의됐습니다.

모피를 얻기 위해 동물을 사용하는 모피 농장을 법으로 금지한 국가는 더 많습니다.

영국과 스위스, 오스트리아, 뉴질랜드 등에 이어 세계 2위 모피생산국인 노르웨이도 2025년까지 모피 농장을 전면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작은 작식 소품까지도 판매를 금지한다는 것 상당히 엄격한 규제군요?

[기자]

그렇죠.

때문에 모피업계는 필사적으로 반발하고 있습니다.

소규모 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소비자에게서 제품 선택의 자유를 빼앗는 규제라고 지적합니다.

[벤자민 린/모피판매상 : "모피판매 사업을 못하게 되는 거죠. 벌써 힘듭니다. 고객들이 가장 큰 피해자입니다. (모피 제품을) 사고 싶어도 파는 사람이 없어질 테니까요."]

샌프란시스코 중심가에만 50여 곳의 모피전문점이 있고 한해 4천만 달러, 448억 원 가량을 지역 경제에 기여하지만 규제를 단행했다는 점은 시 정부의 의지가 상당하다는 점, 그리고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동물보호단체와 환경단체들도 더 많은 지역에서 입법이 이뤄지도록 움직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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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오늘의 픽] 美 샌프란 ‘모피금지법’…‘선택권 침해’ 반발도
    • 입력 2019-01-16 20:43:53
    • 수정2019-01-16 20:5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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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입니다.

국제부 조빛나 기자와 함께합니다.

조 기자, 오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제 뒤편의 사진은 지난달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파리의 유명 백화점 앞에 선 국제동물보호단체의 모습입니다.

소비자들에게 모피제품을 사지 말 것을 호소했는데요,

이런 모피금지운동은 이제 국가적인 차원, 입법 활동까지 확산되고 있는데요.

오늘의 키워드 모피금지법입니다.

우선 모피 공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잠입 취재 영상부터 공개합니다.

캐나다의 한 밍크 모피 공장입니다.

한 눈에 봐도 열악한 환경에서 4만 마리의 밍크가 사육되고 있습니다.

상처를 입거나 병에 걸렸어도, 좁은 우리에 갖힌 채 울부짖어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정서불안 증세도 보입니다.

[모피 공장 직원/음성변조 : "밍크를 죽여야 하는데 관리자는 밍크를 죽이고 싶어하지 않아요. 그래서 밍크가 스스로 죽기를 바라는 거죠. 이상한 상황이라는 것을 우리도 알아요."]

밍크가 태어난 지 6개월이 되면 가스로 기절시켜서 저렇게 가죽을 벗겨냅니다.

결국 밍크는 죽게 되죠.

모피 농장에서 주로 사육되는 동물은 밍크, 여우, 라쿤, 토끼 등인데요.

매년 10억 마리가 단지 '가죽이나 털' 때문에 비윤리적이고 잔인한 방법으로 희생되고 있다고 동물보호단체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앵커]

잔혹하네요.

동물보호단체들이 이런 실상을 적극적으로 알려왔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소비자는 물론이고 관련 업계에서도 동물 복지나 동물 보호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계기가 됐죠.

패션업계에선 '진짜모피' 퇴출 바람이 불고 있는데,

세계 4대 패션쇼인 런던 패션위크에선 지난해 처음으로 모피로 만든 의류와 장신구가 무대에 오르지 못했고요.

구찌와 조르지오 아르마니, 캘빈클라인, 샤넬 등 더 이상 모피와 동물의 털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패션 브랜드들도 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미국과 영국에선 진짜털을 가짜털이라고 속여 판매하다 적발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앵커]

어쨌든 이런 건 자발적인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 이제 법으로 규제까지 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장 올해 1월 1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모피금지법이 발효됐습니다.

2년이란 유예기간을 뒀기 때문에 모든 모피 판매점이 사라진 건 아니지만 2020년 1월부터는 모피 제품 생산과 판매가 금지됩니다.

의류나 머플러 같은 전통적인 모피 제품 외에도 장식용 모피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털로 장식한 모자나 열쇠고리, 보석 같은 액세서리까지 해당됩니다.

위반할 경우 최대 천 달러, 우리돈으로 110만원 정도의 벌금도 부과됩니다.

[케이티 탕/샌프란시스코 시 감독관 : "기업들은 시대적 흐름에 맞춰야 해요. 소비자들은 윤리적인 소비를 원합니다. 소비자들은 점점 더 많은 요소를 고려하지요. 기업들도 이런 변화에 적응해야 합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지난해 9월 같은 내용의 조례안이 시의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돼 세부 절차가 진행되고 있고요.

[마크/LA동물보호단체 회원 : "우리는 이제 샌디에이고에서도 입법이 되도록 활동할 것입니다. 캘리포니아 주 전체로이런 움직임이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달에는 이들 도시가 속한 캘리포니아 주 차원의 모피 생산 판매 금지 법안도 발의됐습니다.

모피를 얻기 위해 동물을 사용하는 모피 농장을 법으로 금지한 국가는 더 많습니다.

영국과 스위스, 오스트리아, 뉴질랜드 등에 이어 세계 2위 모피생산국인 노르웨이도 2025년까지 모피 농장을 전면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작은 작식 소품까지도 판매를 금지한다는 것 상당히 엄격한 규제군요?

[기자]

그렇죠.

때문에 모피업계는 필사적으로 반발하고 있습니다.

소규모 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소비자에게서 제품 선택의 자유를 빼앗는 규제라고 지적합니다.

[벤자민 린/모피판매상 : "모피판매 사업을 못하게 되는 거죠. 벌써 힘듭니다. 고객들이 가장 큰 피해자입니다. (모피 제품을) 사고 싶어도 파는 사람이 없어질 테니까요."]

샌프란시스코 중심가에만 50여 곳의 모피전문점이 있고 한해 4천만 달러, 448억 원 가량을 지역 경제에 기여하지만 규제를 단행했다는 점은 시 정부의 의지가 상당하다는 점, 그리고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동물보호단체와 환경단체들도 더 많은 지역에서 입법이 이뤄지도록 움직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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